쉰아홉에 다시 맞은 첫 출근|남은결 02

쉰아홉에 다시 맞은 첫 출근 - 새 직장에 출근하는 시니어 남성

쉰아홉이 된 어느 월요일, 나는 새 직장 출입문 앞에서 한동안 손잡이를 잡지 못했습니다. 첫 출근이라는 말은 젊은 사람에게만 어울리는 줄 알았습니다.

다시 찾아온 첫날

전날 밤에는 입고 갈 셔츠를 몇 번이나 갈아입어 보았습니다. 늦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집을 나섰고, 건물 앞에 도착해서도 휴대전화만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출입문을 열자 낯선 책상과 처음 보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래전 첫 직장에 들어가던 날처럼 가슴이 뛰었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때보다 머리가 하얗게 세었고, 모르는 것을 들킬까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첫날은 완벽하게 해내는 날이 아닙니다.
모르는 것을 하나씩 배우고, 낯선 곳에 천천히 익숙해지는 날입니다.

모른다고 말하는 용기

나보다 한참 어린 직원이 업무를 설명해주었습니다. 평생 누군가에게 일을 가르치는 쪽에 익숙했던 탓인지 처음에는 조금 민망했습니다. 한 번에 알아들은 척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공책을 펼치고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미안하지만 이 부분을 한 번만 더 알려주세요." 그 말을 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모르는 것을 숨기는 것보다 다시 묻는 일이 훨씬 용기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공책에 적으며 배우는 재취업 첫날 모습

새 일을 배우며 공책을 채우는 동안, 예순여덟에 처음 공부를 시작한 늦깎이 학생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시작을 늦춘 것은 나이가 아니라 두려움이었고, 문을 연 뒤에는 하루하루가 다음 걸음이 되었습니다.

사람에게 첫날은 다시 옵니다

퇴근할 무렵에는 어깨가 뻐근하고 다리도 꽤 아팠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따라가느라 공책은 빼곡해졌고, 실수한 장면이 자꾸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이상하게 웃음이 났습니다. 오늘 하루를 견딘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을 하나 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에게 첫날은 한 번만 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첫 출근 전에 확인할 것
새 직장에서는 설레는 마음만큼 근로조건을 확인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임금, 근로시간, 휴일과 업무 내용을 서면으로 확인하면 첫날의 불안도 조금 줄일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 안내 보기

늦은 시작이 남기는 것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것은 젊음보다 모르는 것을 배우려는 마음과 다시 시작해보는 용기인지도 모릅니다.

쉰아홉의 첫 출근은 서툴고 긴장된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했던 그날은, 지나고 보니 앞으로 남은 날 가운데 가장 빠른 첫날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문을 열면 삶에는 다시 첫날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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