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끝에 사십 년이 매달려 있었습니다|남은결 07

“이 옷은 새로 사는 게 더 싸지 않을까요?” 제가 묻자 수선집 주인은 해진 옷깃을 펼치며 말했습니다. “옷값만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옷만 들고 오는 게 아닙니다.”

며칠 전 바짓단을 줄이러 시장 끝의 작은 수선집에 갔습니다. 빛바랜 유리문을 열자 재봉틀 소리가 들렸고, 벽에는 실과 단추가 가지런했습니다. 주인은 그 자리에서 40년 동안 옷을 고쳤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옷만 들고 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한 여성이 오래된 원피스를 꺼냈습니다. 먼저 떠난 남편과 첫 여행 때 입은 옷이라며, 다음 결혼기념일에 한 번만 더 입고 싶다고 했습니다. 주인은 비슷한 천과 단추를 골라 해진 곳에 대보았습니다. 여성은 단추 하나까지 예전과 닮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습니다.

옷의 가격과 기억의 가치는 달랐습니다

주인은 낡은 천만 보지 않았습니다. 그 옷을 다시 입고 싶은 사람의 마음까지 살폈습니다.

처음부터 능숙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스무 살 무렵 처음 맡은 치맛단을 삐뚤게 박아 밤새 실을 뜯고 다시 꿰맨 적도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 작은 수선도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옷 한 벌이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약속이라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재봉사와 의복 수선원이라는 직업에는 기술과 함께 사람의 사정을 알아듣는 눈이 필요했습니다.

교복 바지를 맡기던 학생은 직장인이 되어 양복을 들고 왔습니다. 다시 시간이 흐른 뒤에는 자기 아이의 교복을 맡겼습니다. 외상장부가 남아 있던 동네 가게처럼 이 수선집에도 사람의 시간이 쌓여 있었습니다.

다시 입을 수 있다는 말

며칠 뒤 원피스 주인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수선된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선 여성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옷깃을 만지고 허리를 살펴본 뒤 조용히 웃었습니다. “그때와 똑같지는 않네요. 그래도 다시 입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한 가지를 오래한 사람

한 가지 일을 오래한다는 것은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사정을 살피고, 오늘 맡은 한 벌에도 처음처럼 책임을 다하는 일이었습니다.

값싼 새 옷이 많아지면서 손님은 줄었습니다. 쇠가위는 손잡이의 칠이 벗겨졌고, 재봉틀을 밟는 발에는 세월의 통증이 남았습니다. 그만둘 생각이 없는지 묻자 주인은 웃었습니다.

“아직 저를 찾아오는 옷이 있습니다.”

수선된 바지를 받아 들고도 바로 나서지 못했습니다. 40년 동안 주인이 고친 것은 옷만이 아니었습니다. 버려질 뻔한 물건과 그 안의 기억을 이어주었습니다. 나도 오래된 물건을 쉽게 버리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래된 손끝에는 시간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버리지 못한 마음을 알아보고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마음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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