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골목을 쓸던 사람|남은결 06
해가 골목 담장 위로 올라오기 전, 빗자루 소리가 먼저 하루를 열었습니다. 사각사각 낙엽이 모일 때마다 나는 오늘도 그분이 나왔구나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관리인인 줄 알았습니다. 비가 오면 젖은 나뭇잎을 치우고, 바람이 센 날에는 골목 끝까지 굴러간 빈 병과 비닐을 주웠습니다. 알고 보니 그곳에서 오래 살아온 주민이었습니다.
자기 집 앞보다 한 걸음 더
그분은 자기 집 앞에서 시작해 옆집 대문과 전봇대 주변,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좁은 길까지 쓸었습니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고 이름이 적힌 조끼를 입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출근을 서두르다 물었습니다. “왜 매일 여기까지 쓸어요? 집 앞만 해도 힘드시잖아요.”
“내 집 앞만 깨끗하면 뭐해. 골목이 깨끗해야지.”
그분은 허리를 펴고 골목을 둘러보며 웃었습니다. 짧은 대답이었지만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누가 알아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모두가 걷는 길을 먼저 돌보는 사람이었습니다.
비가 내린 다음 날에도
며칠 뒤 새벽부터 비가 쏟아졌습니다. 비가 잦아든 아침, 그분은 막힌 배수구 앞에 앉아 낙엽을 걷어냈습니다. 물이 빠지자 골목에 고였던 빗물이 천천히 흘러갔습니다.
사람들은 깨끗해진 길만 보고 걸었습니다. 그분은 고맙다는 말을 기다리지 않고 장갑을 턴 뒤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오래된 동네 슈퍼를 삼십 년 넘게 지킨 주인 이 떠올랐습니다. 한 사람은 이웃의 사정을 기억했고, 한 사람은 모두가 걷는 길을 돌보았습니다. 자기 자리보다 조금 더 넓은 곳을 살피는 마음은 닮았습니다.
작은 수고가 만든 골목
시간이 지나자 골목도 달라졌습니다. 담배꽁초를 버리려던 사람이 손을 멈추고, 어느 집은 화분 주변을 정리했습니다. 아이들도 과자 봉지를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한 사람의 빗자루가 사람들의 마음까지 쓸어낸 것 같았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아침에 한 번 더 허리를 굽히는 행동이 동네의 하루를 바꾸었습니다.
좋은 동네는 새 건물이 많아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다음 사람이 편히 걸을 수 있도록 불편을 먼저 치우는 마음이 모일 때 골목은 함께 사는 곳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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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도 사각사각 빗자루 소리가 들렸습니다. 문을 나서며 나는 떨어진 종이 하나를 주웠습니다. 그분이 바꾼 것은 길만이 아니라 모른 척 지나가던 내 걸음이었습니다.
세상은 자기 집보다 한 걸음 더 넓은 곳을 돌보는 사람들 덕분에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관객이 떠난 뒤에도 무대를 정리하며 다음 공연을 준비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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