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둘, 운전면허를 땄습니다|남은결 18

책상 위에는 운전면허 문제집과 연필이 놓여 있었습니다. 일흔둘의 어머니는 돋보기를 고쳐 쓰며 틀린 문제를 다시 풀었습니다.

일흔둘에 시작한 공부였습니다

“이 나이에 면허를 따서 뭐 하려고 그래요?” 가족들은 걱정했습니다. 어머니는 장을 보거나 병원에 갈 때마다 가족에게 부탁하는 일이 미안했다고 했습니다.

“멀리 다니려는 게 아니야. 내 일은 내가 해보고 싶어서 그래.” 말은 담담했지만 문제집은 닳아 있었습니다. 표지판을 공책에 그리고 헷갈리는 문제는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장을 푸는 데도 오래 걸렸습니다. 외운 내용을 다음 날 잊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아침마다 같은 자리에 앉아 연필을 들었습니다.

늦게 시작해도 첫날은 생겼습니다

배우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책상 앞에 앉는 일이었습니다. 나이는 시작을 막는 벽이 아니라 천천히 넘어야 하는 문이었습니다.

두 번 떨어지고도 다시 갔습니다

첫 시험에서 떨어진 날, 어머니는 말없이 문제집을 덮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괜히 시작했나 봐”라고 말했습니다. 가족들도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달랬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문제집이 다시 펼쳐져 있었습니다. 예순여덟에 공책을 펼쳐 공부를 시작했던 이야기 처럼, 늦은 도전은 잘하는 사람보다 다시 시작하는 사람에게 길을 내주었습니다.

두 번째 시험도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시험장에서 돌아온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아는 것도 긴장하니까 안 보이더라.” 나는 다음에는 천천히 읽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틀린 문제만 따로 적었습니다. 버스를 기다릴 때도 작은 수첩을 꺼냈고, 부엌 벽에는 자주 틀리는 표지판을 붙였습니다. 세 번째 시험 날짜는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합격보다 기뻤던 한 가지

시험이 끝난 오후, 휴대전화로 사진 한 장이 왔습니다. 어머니는 합격 확인서를 들고 웃고 있었습니다. 곧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붙었어. 이번에는 진짜 붙었어.” 목소리는 아이처럼 들떠 있었습니다. 나는 운전하게 된 것이 그렇게 좋으냐고 물었습니다.

“운전보다 내가 아직 뭔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게 더 좋더라.” 그 말을 들으며 면허증보다 큰 것을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의 실패가 늦은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

면허증보다 먼저 챙길 약속

합격은 끝이 아니라 안전하게 배우는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가까운 길부터 천천히 연습하고, 몸이 피곤한 날에는 운전하지 않기로 가족과 약속했습니다.

어머니는 아직 혼자 먼 길을 가지 않았습니다. 주차 연습을 하고 익숙한 길을 짧게 다니며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도전하는 용기만큼 멈춰야 할 때를 아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그날 어머니가 증명한 것은 운전 실력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에게는 나이와 상관없이 다시 배우고 다시 기뻐할 자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한 그날이 새로운 인생에서 가장 빠른 출발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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